5. 마르크스의 해석 : 이기적 인간과 착취의 세상
독일의 경제학자이자 철학자로 과학적 사회주의의 창시자의 마르크스(K.Marx)는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하는데도 왜 가난한가에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드디어 그 원인을 찾아냈다. 노동자들이 자신들이 일한 것을 다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가난하다는 것이 마르크스의 생각이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자본이 어떻게 스스로 가치를 만드는지에 관한 이야기인 '자본론'에 설명된다.
동일한 인력과 생산력을 갖춘 A 공장과 B 공장을 예로 들어보자. A 공장에서는 노동자 10명이 케이크 30개를 만들어 1개당 1만 원에 팔았다. 이때 케이크 10개를 팔아 번 돈 10만 원은 기계 사용료(감가상각비), 재료비, 원료비 등으로 값을 지불했다. 그리고 나머지 돈 20만 원은 노동자 10명이 2만 원씩 나눠 가졌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노동자들이 기계를 공동으로 소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B 공장의 경우는 사장이 기계를 소유하고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재료와 원료를 투자한다. 이때 노동자 10명은 똑같이 케이크 30개를 만들어 30만 원을 벌고, 10만 원은 케이크를 만드는 데 든 비용으로 지불하여 A 공장과 같이 20만 원이 남았다. 그러나 B 공장의 노동자들은 1만 원씩밖에 지불받지 못한다. 그 이유는 바로 사장이 10만 원을 갖기 때문이다. 마르크스는 이 돈을 잉여가치(자본가의 착취)라고 보았다.
더 나아가 B 공장의 사장은 노동자들을 일찍 출근시키고, 늦게 퇴근시키는 식으로 노동시간을 늘리거나 노동강도를 높여 더 많은 케이크를 만들려고 한다. 물론 이런 경우에도 노동자들은 여전히 1만 원씩 받는다. 심지어 노동시장이 유연화되면 비정규직 등의 노동자는 1만 원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게 된다. 노동자들의 삶은 점점 열악해지고 중세 노예와 다름없는 상태가 되지만 자본가들은 점점 더 부유해진다.
임금 차이가 큰 두 공장 노동자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생산수단의 소유 여부이다. 마르크스는 생산수단의 소유 여부로 자본가와 노동자를 나누고, 이들의 관계를 서로 목에 칼을 겨누는 적대적 관계로 보았다.
그런데 이렇게 불리한 조건인데도 왜 노동자들은 계속 공장에서 일할까? 그것은 자본가가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르크스는 노동자들이 이 상황을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 생산수단의 사회화, 즉 자본주의의 전복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공산당 선언]에서 그 방법으로 혁명을 제시했다.
이상에서 본 듯이 마르크스는 애덤 스미스와는 달리 모든 인간이 이기적인 개인이라고 보지 않았다. 이기적인 인간은 특정 계급에 불과하다. 그들은 누구인가? 자본가이다. 이들은 노동자들로부터 이윤을 뽑아내어 생활하는 자들이다. 이때 자본가가 이윤을 착취할 수 있는 이유는 봉건제에서 영토를 갖고 있듯이 생산수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자본가도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보았다. 이 모든 것은 개별 자본가의 선의나 악의 때문이 아니다. 시장과 이윤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 속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보았다.
마르크스주의적인 견해에서 보면 악은 자본주의 시스템이지 자본가들이 아니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한 명의 개인으로서 자본가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선하거나 악하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자본가들은 자본주의 시스템이 그들에게 강제하는 행동 방식, 그들의 계급이익이 명령하는 방식에 따라 행동한다. 자본가들의 관심은 비용을 떨어트리는 동시에 이윤을 올리는 데 있다. 반면 노동자들은 높은 임금, 짧은 노동시간, 더 좋은 노동조건, 안전 따위에 관심을 기울인다. 결국 노동자들이 원하는 대로 하면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물론 자본가들은 그런 비용을 지불하는 데 이윤을 쓰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본이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어 마르크스는 점차 양극화되고 이것이 자본주의의 파국으로 귀결된다고 예언했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단결해야 한다.
지금까지 알아본 것처럼 애덤 스미스와 마르크스의 자본주의에 대한 생각은 확연하게 다르다. 이기적인 인간이라고 본 스미스와는 달리 마르크스는 계급에 주목했고, 특히 부르주아 계급의 자본주의라는 원리 속에서 불가피하게 탐욕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사회복지개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2강 사회 복지와 자본주의 : 쇼핑몰과 공동체 -5 (1) | 2024.03.19 |
---|---|
제 2강 사회 복지와 자본주의 : 쇼핑몰과 공동체 -4 (0) | 2024.03.19 |
제 2강 사회 복지와 자본주의 : 쇼핑몰과 공동체 -1 (0) | 2024.03.12 |
제 1강 사회복지 : 사회적 위험과 권리의 정치 -4 (0) | 2024.03.08 |
제 1강 사회복지 : 사회벅 위험과 권리의 정치 -3 (0) | 2024.03.08 |